2021 박민주
MINJOO PARK
EDUCATION
2010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사
2013 서울대학교 조소과 석사
SOLO EXHIBITION
2020 <Terra-Animal>, space갤러리, 서울
GROUP EXHIBITION
2021 <봄빛, 현대미술전>, 리수갤러리, 서울
2020 <예술치료제(Therapeutic agent)>,인사동코트, 서울
2020 <어른들의공예>, 인사동코트, 서울
2020 <KF-AD craft>, 롯데백화점강남점, 서울
2020 신당창작아케이드릴레이기획전<안녕,우리>, SASS갤러리, 서울
2017 <Flesh>, 호아드갤러리, 서울
2017 <FAUNA>동물전, 호아드갤러리, 서울
2017 <미술관동물원>,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2016 <rebirth>, 윤현상재, 서울
2016 <취향만족>, 혜화아트센터, 서울
2015 <딸들의정원>, art space H, 서울
2014 <치유의공간>, 서남병원, 서울
2014 <벽이 품은 조각-3D,절제의 미학>, 과천
2014 <말,말,말>, Gallery Erl, 서울
2013 <459>, Gallery Is, 서울
2013 <Art Project 12X12>, 코엑스, 서울
2012 <sewing, digging, wrapping,> Space k, 서울
2011 <多示普世>, Art center in Chung Ang University, 서울
2011 <re-view,> Gallery 599, 서울
2010 <신인작가초대전>, KOSA Space, 서울
AWARDS
2020 신세계 L&B 제휴공예분야특화사업공모–데코레이션부문수상
2014 여성창업센터사업화지원대상선정
ARTIST NOTE
동물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이 표현하고자 했던 중요한 대상이었다. 고대 벽화에 그려진 동물의 형상이 보여주듯 동물은 인류의 첫 재현 대상이었다. 고대인들이 그린 동물은 실용적 목적과 종교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었다. 동물은 사냥을 통해 노획해야 할 성과물인 동시에 신성(神聖)을 갖춘 토템(Totem)이었다. 또한 진흙으로 빚어낸 동물 토우들에서 고대인들의 미적 감각과 재료를 다루는 원초적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
Terra-Animal gorilla 시리즈는 흙이라는 재료와 고릴라라는 대상에 대한 입장을 반영하는 개인적인 의미에서 ‘토우’의 개념에 가깝다.
여러 동물들 중 대형유인원에 대해 표현하길 즐긴다. 인간의 유전자와 96-8%정도 흡사한 원초적 인류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표정, 동작과 유사하면서도 동물적이면서도 이질적인 특징으로 인해 친근감이 가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인해 원시성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그 중 실버백 로랜드 고릴라를 많이 다루는데, 묘사를 하는 과정에서 육감적인 육체미를 극대화시켜놓은 듯한 그들의 움직임에 더욱 매료 된다. 인간과의 해부학적 유사함으로 다채로운 동작과 표정에 대한 표현이 가능하기에 매번 새로운 결과물로 도출된다는 점에도 더욱 흥미를 느낀다.
소조적 방식으로 표현된 사실적 고릴라 형상을 불에 구워 고정시키는 것은 까마득한 과거에 원초적 인류가 토우를 만들어내었던 그 행위와 맥을 같이한다.
흙이라는 재료의 질감과 덩어리감을 만끽하며 촉감이 주는 원초적 즐거움을 표현하면서도 동경 또는 경외의 상징들, 자아의 모습들을 표출한다.
Terra-Animal Totem head 시리즈는 대상이 되는 동물들에 대한 접근과 형상이 더 단순화되고 함축된 조형으로 제작된 것들이다. 도예의 기법을 응용한 테라코타 소성방식으로 제작을 하고 있는데, 도예라는 기예적 특성 또한 가장 원초적인 단계에서 접근하며 과거 토기의 형상과 동물의 사실적 형상을 결합한 것이다. 심플하되 묵직한하나의 덩어리로 표현되어 토템이 가진 정신적 의미를 더 담아내고자 했다.
관찰하고, 재현하는 ‘묘사’는 내 작업 과정의 필수적인 요소인데,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것은 결과물로 보여지는 특정 스타일을 좇는 수단이 되기 보다는 작가의 체화 (embody&embodied)과정에 필연적인 요소라고 작용한다. 한편으로는 토우를 빚어내는 고대인들부터 내려온 흙놀이의 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고 끊임없이 드로잉하듯 펼쳐지는 인상주의적인 작업이라고도 할수 있겠다. 불의 작용으로 인해 어느 한 시점에 고정되어 단단해지는 작업들의 연속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작업은 노동이라는 평소의 관점을 반영하며 보는이들 또한 그러한 과정의 즐거움과 노고에서 오는 보람된 느낌을 같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 더욱 일상적으로 위트있고 가볍게 접근한 작업들은 개인적 성향과 취미생활을 더욱 반영하여 대중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서고자 하는 화병, 트레이, 화분 시리즈들이다.
일상과작업이하나되는즐거움을보다더가까이느끼기위해공예의실용성을접목하여제작한것들이며하나하나가고유의느낌을간직하며대중에게다가서고자한다.
<평론글> – 김윤애 평론가
동물 도자조각을 통한 미술의 “재현”을 고민하는 작가, 박민주
“재현”은 미술의 오랜 주요 목적이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미술가들은 어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본뜨는 일을 뜻하는 재현을 이뤄내기 위해 평생을 쏟아 부었다. 르네상스 미술의 위대한 업적인 원근법도 이런 노력의 산물이었다. 우리가 아는 많은 미술 작품은 재현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양상은 사진술의 등장으로 한 순간에 뒤집혔다. 피사체를 그대로 담아내는 사진은 재현의 사전적 의미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사진은 많은 화가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그리고 화가들은 재현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을 시작했다. 추상미술은 이러한 과정에서 화가들이 선택한 다양한 시도에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이제 재현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는 것일까? 아니다. 여전히 이 고민은 유효하다. 재현은 이제 막 미술을 배우기 시작한 학생에게도, 평생을 창작에 열중한 원로 작가에게도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 재현을 거부하는 추상미술과 사진·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재현의 기능을 기계에게 넘긴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도자조각을 통해 미술의 오랜 목적인 재현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박민주의 작업은 주목할 만하다.
박민주가 선택한 대상은 동물이다. 사실 동물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이 표현하고자 했던 중요한 대상이었다. 고대 벽화에 그려진 동물의 형상. 동물은 인류의 첫 재현 대상이었다. 고대인들이 그린 동물은 실용적 목적과 종교적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었다. 동물은 사냥을 통해 노획해야 할 성과물인 동시에 신성(神聖)을 갖춘 토템(Totem)이었다.
박민주는 과학 문명이 절정에 달한 지금 다시 토템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영적인 느낌을 주는 동물, 독수리, 얼룩말, 고릴라 등의 머리를 재현해 쌓아가는 “Totem Pole”은 주술적인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마치 입구에서 마을을 지키는 장승에게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기운도 감돈다. 작가는 동물들을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해 그 정신성까지 담아내고자 했다. 디테일하게 묘사된 동물의 몸은 하단부에서 화병의 형태를 이어진다. 토템적이면서도 실용성까지 겸비한 작품은 작가의 동물에 대한 애착을 반영하듯 우리로 하여금 작품에 더 친숙히 다가가게 한다.
박민주가 동물을 재현하는 것은 대상에 대한 애착에서 더 나아가 재현하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에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우리들은 모두 흙놀이를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뭔가를 주무르면서 한참을 열중을 하는 과정은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였다. 작가는 어릴 때의 흙장난의 연속선에서 그 활동을 보다 집중한다. 주무르고 쌓고 묘사하고 다듬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는 재료가 주는 질감과 덩어리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고릴라는 작가가 선호하는 덩어리감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다. 작가는 고릴라의 행동과 일상을 기록한 영상을 즐겨 보는데, 묵직한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대상의 움직임을 집중하다보니 자신신과 주변, 나아가 인간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릴라에게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한 작가는 거꾸로 자신의 삶에서 본 인간의 모습을 고릴라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턱을 괴고 사색에 빠지거나, 잔뜩 겁을 먹고 쭈구려 앉아 있거나, 항아리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얼굴을 빼고 안을 들여다보는 고릴라의 모습은 실제 고릴라의 행동이지만 사람과 닮아있다. 특히 2019년에 제작된 <Terra-animal gorilla>시리즈 가운데 고대 그리스의 조각가 미론(Μύρων, 기원전 480년 ~ 기원전 440년 경)의 <원반 던지는 사람>을 패러디 한 작품은 주목할 만하다. 미론은 그리스 미술을 고전기로 이끄는데 영향을 미친 조각가다. <원반 던지는 사람>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그리스인들의 가치관을 잘 표현했다. 운동을 미덕으로 여긴 그리스인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 <원반 던지는 사람>은 이상적인 미와 더불어 신체의 역동적인 박진감을 담아내고 있다. 박민주는 서양미술사에서 고전으로 여겨지는 이 대표적인 조각을 고릴라의 운동으로 유머러스하게 재해석 해냈다.
박민주는 재현이 어떤 형태를 부여하는 행위이자 작가로서 체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제작하는 행위를 통해 작가로서 존재하고 세상과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작업을 하는 동안 어떤 대상에 빠져 그것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박민주는 작가로서의 자신을 인지하고 있다. 그가 빚어낸 작품이 ‘작가 박민주의 아이덴티티’로 공고해지는 과정이기도 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ARTWORKS
- Terra-Animal series Gorilla(020
- 박민주_Terra-Animal Gorilla series(007), 2019, terracotta, 12x9x18cm
- Terra-Animal Gorilla series(009), 2019, terracotta, 10x9x23cm
- Terra-Animal Gorilla series008, 2019, terracotta
- Earthen-Animal series-baboon
- Terra-Animal series Gorilla(013)
- Terra-Animal series Totem head-bab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