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ungah: 방랑자 - Everything is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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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김리아갤러리는 7월 18일부터 8월 19일까지 김정아 작가의 개인전<방랑자 - Everything is new>를 개최합니다. 

 

김정아 작가의 <방랑자(vagabond)> 연작은 초심자의 마음(beginner’s mind)으로 길을 가는 사람이 오롯이 혼자 있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모든 방향으로 열려있는 길목에서 불안한 낯섦과 그것을 반기는 마음, 쓸쓸함과 자유, 혼란과 용기가 어우러져 있는 분위기를 김정아 작가 특유의 섬세한 움직임으로 화폭에 옮겨냅니다. 

 

10대 초, 작가를 사로잡았던 잡지나 카탈로그의 하이엔드 패션광고 속 모델들은 완벽하게 조율된 순간에 영원처럼 멈춰 있었으며, 멋진 옷을 휘감고 있는 전사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지만, 다음 순간이 보이지 않는 이미지들에서 마주한 불확실한 일들에 대한 기시감에서 방랑자 연작이 이미 시작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방랑자 연작은 종이에 먹, 수채, 분채와 안채(동양화용 채색 물감), 차(), 자연 재료로 만든 핸드메이드 잉크, 그리고 아크릴물감, 제소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였습니다. 물감의 장르와 출처는 가지각색이지만 이들은 모두 물이라는 재료를 통해 종이위에 어우러집니다. 수채화는 마르기 전과 후 그림의 변화가 크고, 한번 생긴 자국의 수정이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아 작가는 그리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통제(control)와 우연한 흐름에 따른 승복(surrender)이 방랑의 과정과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 시작한 방랑자 연작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승복의 영역이 늘어나고 통제의 영역은 간결해지며 정확함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행운과 불운, 성공과 실패가 따로 있지 않고 일어나는 흐름에 따라 다음 발걸음을 옮기는 것. 다채로운 색과 선, 꼴을 가지고 종이 위에서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 김정아 작가가 작업을 통해 얻은 이러한 즐거움이 보는 이에게도 전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