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도유: 녹색광선 - 펑크락, 현대미술과의 유사성에 대하여
김리아갤러리는 2023년 11월 30일부터 2024년 1월 13일까지 황도유 작가의 개인전 <녹색광선 - 펑크락, 현대미술과의 유사성에 대하여>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황도유 작가의 지난 10여 년간의 표현주의 회화 시리즈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으로, 날카로운 형광색이 얼굴에 드리어진 소녀들의 포트레이트 시리즈로 구성됩니다.
황도유 작가는 프린트기의 노즐 불량으로 우연히 생성된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게 된 작은 포트레이트 작품에서 ‘Sex Pistols’의 1977년 싱글앨범 ‘God Save the Queen’을 떠올립니다. 작가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눈과 입을 가로지르는 굵은 두 줄안에 글을 붙여 놓은 이 앨범 자켓의 이미지에서 현대미술과 펑크락이라는 음악 장르의 미묘한 연결고리를 발견합니다. 펑크락은 1970년대 말에 시작된 장르로, 반항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을 가지며, 기존의 연주 및 가창 능력에 집중된 음악을 거부하고 정신적인 측면을 강조합니다. 미술 이론에 큰 영향을 미친 바실리 칸딘스키의 책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언급된 대로 현대 미술은 정신적인 경험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이는 펑크락의 음악 정신과 유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녹색광선>작품 속 소녀들은 객관적인 묘사가 절제된 상태로 펑크락 음악의 불협화음처럼 날카로운 색의 줄이 얼굴을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형광색 줄들은 칸딘스키가 짙은 레몬색을 고음의 나팔 소리로 표현한 것처럼, 황도유 작가에게는 일종의 비명 소리로 소녀들의 긴장감있는 심리 상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음악과 문학, 예술에서 소녀라는 주제는 자유로움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성장하기 위해 겪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연약함과 불안정함, 그리고 그것이 내포하는 변화와 창의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황도유 작가의 <녹색광선>시리즈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펑크락 음악의 날카로운 음율처럼 저항의 눈빛과 도전적인 시각을 가지고 관람자를 맞이합니다. 펑크락이 관습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찾아가는 것을 강조하는 것처럼, 이번 시리즈 속 소녀들은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도전해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듯하게 느껴집니다. 그러한 소녀들의 얼굴에 드리어진 <녹색광선>은 소녀들의 심리 변화를 강력하게 표현하면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상상력을 풍부하게 제시합니다.
황도유 작가 특유의 힘 있는 선과 몽환적인 색감은 이번 시리즈에도 돋보이며, 더불어 이번 작품들은 풍부한 소리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감각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바랍니다.